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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감상

[도서] '한 권으로 읽는 셰익스피어' 중에서 (책문구,책글귀)

[도서] '한 권으로 읽는 셰익스피어' 중에서 (책문구,책글귀)

 

지은이 미하엘 퀼마이어
옮긴이 김희상
출판사 작가정신
발행일 2005.6.30
쪽수/크기 396쪽/A5
가격 10,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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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1.
적과는 협상하는 게 아니다.
평화라는 나무는 외교가 아닌, 파괴를 통해 자라난다.

2.
분명한 목표는 저절로 길을 여는 법.
자네가 가진 목표를 믿어야만 하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유일하다는 것.
이 길만이 올바르다는 것. 이걸 믿어야만 해.
목표는 너를 위해 스스로 길을 찾아주니까.
어느 길을 가야 할지 걱정하는 것은
자신의 목표에 충실하지 못다하는 고백에 지나지 않지.

3.
일어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일은 이미 일어났으므로.

4.
 벤쿠오가 왕들의 아버지라니? 그런 상상조차 멕베스를 불쾌하고 예민하게 만들었다. 이제 왕비가 된 멕베스 부인은 남편의 이런 속병을 몰랐다. 멕베스는 아내에게 위로를 구했다. 그러나 고통의 근원을 모르는 그녀가 무슨 위로를 줄 수 있겠는가.
악몽에 시달릴 때마다 불안에 떠는 남편의 손을 잡아줄 따름이었다. 여인의 따스한 손은 잠깐이나마 악몽을 잊게 만들었다. 남자는 여자에게 위로를 구했다.
 "당신에게서……', 멕베스는 뜸을 들였다.
 "당신에게서 아들을 갖고 싶소. 당신을 꼭 닮은 그런 아들들을."
 남자와 여자는 격렬한 사랑을 나누었다. 서로 얽힌 몸들은 절정에 떨었으나, 서로를 마음속 저 깊은 곳까지 헤어리지는 못했다. 물론 기꺼이 이해하고 싶었다. 그러나 할 수가 없었다. 상대의 저 마음속 깊은 곳은 서로의 발길이 닿을 수 없는 곳이기에. 멕베스 부인은 남편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상력이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몰랐다. 멕베스는 아내에게도 양심이라는 게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양심은 이미 그녀를 심판하고 있었다. 남자는 여자를 보며 자신감을 얻었고, 여자는 남자를 보며 괴로워했다. 여자는 보며 남자는 불안을 잊어갔고, 남자를 보는 여자는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5.
지금이라도 길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목표가 길을 정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아무리 목표에 열중해 있는 사람일지라도,
길은 자유롭게 택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우리는 자유의지를 갖지 않았는가.

6.
그는 상상이 빚어낸 환영을 상대로 마지막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이제 자신의 끝이 멀지 않았음을 그는 직감했다. 이 짧은 순간이나마 그는 자유롭고 싶었다. 권력을 탐하고 명예를 꿈꾸던 허욕의 환상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다. 마침내 그 욕심의 강제를 끊어내고 싶었다. 항상 그는 목표만을 바라보고 살아왔다. 목표에서 현실의 삶을 굽어보았다. 그에게 현재는 없었다. 현재에서 행동하고 있는 그는 그가 아니었다. 목표에서 바라본 현재는 늘 부족했다. 숨가쁘게 목표만 바라보고 달려왔다. 이제 길과 목표는 하나가 되었다. 이제야 비로소 멕베스는 멕베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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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셀로

1.
 이아고에게는 계략이라는 게 없었다. 최소한 두 번 이상 생각해야 할 책략이라는 것은 이아고의 몫이 아니었다. 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은 설계 도면이 필요하다. 그러나 집을 무너뜨리고 싶은 사람도? 천만의 말씀. 그저 내키는 대로 짓밝으면 된다. 이를테면 창문부터 깨고 보는 것이다.

2.
음모를 꾸미는 데 능통한 사람은 결코 공개적으로 적과 다투지 않는다.

3.
나를 공격해? 그래 어디 당해봐라. 나를 공격한 놈은 끝까지 물어뜯는다.
가히 동물적인 본성이다. 이런 본능 안에는 오로지 두 가지 가능성만이 존재한다.
상대를 철저하게 깨부수든가, 아니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가든가.

4.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것은 사실 극히 작은 몇 개의 부분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은 세상을 말하고 우주를 말하며 신의 섭리 어쩌고 운운한다. 사람이란 그런 존재다. 보잘것없는 몇 개의 조각을 가지고 꼭 전체를 만들어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5.
인간의 질투심은, 질투의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어야만 만족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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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야기

1.
행복은 완전하지 않아야 참 행복이다.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 그에 대한 갈증과 그리움이 행복에 대한 최고의 양념이다.

2.
원초적인 폭력으로 레온테스를 엄슴했던 광기는 찾아올 때와 똑같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새카맣게 타버린 레온테스를 홀로 남겨둔 채. 이제 왕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그대로 무너져 내린 왕은 통곡했다. 그의 눈빛은 다시 좋았던 시절의 그것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눈물로 범벅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3.
참모습이란 평범한 사람의 옷을 입고 있어도 드러나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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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밤의 꿈

1.
혼자 불행해나는 것처럼 무의미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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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의 티몬

1.
 간절한 만큼 사랑을 위해 노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랑을 얻는 게 어디 노력한다고 되는 일인가. 사랑은 노력의 대가가 아니다. 그저 아무 수고도 하지 않고 사랑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또 사랑을 받아 마땅한데도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랑은 공평함이라는 것을 모른다. 사랑은 감사할 줄도 모른다.

2.
인간은 받기 위해 준다. 그러나 인간성을 가진 인간은 준 것보다 더 많이 받아야 한다. 이 더 많이 받아내는 부가가치가 없다면, 인류는 진보할 수 없다.

3.
티몬의 인생은 그들에게 기회였다. 그래, 인간들은 기회를 가졌더랬다. 티몬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나은 존재라는 것을 증명할 기회를! 티몬은 그들에게 기회를 주었었다. 선이 악과 내기를 벌이면서 건 패가 티몬이었다. 티몬의 인생이 내기의 판돈이었다. 티몬은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위험한 사업에 투자한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그리고 그는 잃었다. 인간들은 티몬이 준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티몬은 철저한 희생자였다. 그는 기만당한 구원자였다. 인간들에게 저주를 퍼부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건 오직 티몬이었다.

4.
나는 모든 것을 가졌었다. 나는 모두를 사랑했다. 이제 다 잃고보니 알겠구나.
단 한 사람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5.
자연은 거짓말, 사기, 도둑질의 어머니야.
저 해를 보게나. 땅에게서 물을 빼앗아 가지 않나?
달은 어떻고? 달은 해에게서 빛을 훔치지!

6.
아페만투스 자신도 위선자이자 기생충에 지나지 않았다. 티몬이 끄집어낸 기생충이 바로 자신이었다. 슬쩍 비웃어주는 대신, 대단한 명성을 누리지 않았는가! 거리의 철학자라고, 진실의 수호자라고! 결국 아페만투스도 자신의 교환가치에 몰두했을 따름이다. 거기서 얻을 부가가치에 목을 매었던 것뿐이다. 아페만투스는 더이상 냉소를 지을 의욕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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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왕

1.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이성의 계산이 만들어내는 말보다 더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2.
리어는 광기의 낭떠러지 위에 서 있었다. 뛰어내리는 것만이 구원인 것 같았다. 그런데 왜 그는 뛰어내리지 않는 것일까? 어릿광대와 톰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기 위해? 어릿광대의 슬픈 미소 속에서 미쳐야 가족을 벌어먹일 수 있던 그 애환을 읽었기 때문에? 미친 톰의 얼굴에서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은 미친 행세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미친 현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3.
에드먼드는 우연을 믿었다. 우연이란 자연의 계획이 아닌가. 우연은 기회를 만드는 법이다.

4.
 에드먼드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 그는 사랑이라는 것을 하지 않았으니까. 이제껏 단 한 번도 누구를 사랑해본 일이 없으니까. 앞으로도 절대 사랑하는 일이 없을 테니까. 리건은 그걸 알았던 것이다. 그놈의 사랑이 뭐길래? 가질 수 없다고 자살을 해? 그럴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그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몰랐다. 그는 그게 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가 알고 있는 것은 단지, 리건이 자신의 인생을 살 만한 가치가 없다고 버렸다는 사실뿐이다. 에드먼드의 사랑을 받지 못할 것 같으니까. 에드먼드는 깊은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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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하세요

1.
햇살은 누구라 가릴 것 없이 비춰준다.
그늘에 앉은 사람도 햇살 덕분에 온기를 느끼니까.

2.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데 익숙해져 있는 사람은 아무런 수고도 들이지 않았는데 손에 굴러들어온 떡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반가워하기는커녕 의심만을 키울 따름이다.

3.
그녀는 생각했다. '구원받기 원하는 사람을 구원할 수 있다면, 얼마나 큰 기쁨일까! 저기 저 남자는 지금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구원해달라고 빌고 있구나.' 그는 생각했다. '나를 구원해주는 사람을 사랑하리라!' 그는 알리나에게 사랑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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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1.
양쪽은 서로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며, 상대의 패배를 비웃었다. 갈등을 풀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이미 오래전부터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노력해봐야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2.
내심 그들은 친구를 부러워했다. 누구나 첫사랑의 아름다운 추억은 가지고 있기에. 이제는 식어버린 첫사랑이 너무나도 안타까워서.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언제나 식어버린 쪽을 택했다.

3.
 로미오는 이 모든 소란을 다 건성으로 받아들였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사람들의 시선, 어처구니없다는 듯 쩍 벌린 입들, 건달패들의 주먹 등등은 아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하긴 누가 뭐래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심장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마당에. 몸뚱이가 중요하겠는가, 목숨이 아깝겠는가?
 그저 로미오는 어떻게 해야 줄리엣에게 멋진 남자로 다가갈 수 있는지를 생각하느라 골몰해 있었다. 그리고 줄리엣에게로 직행했다. 몇 마디 더듬거렸다. 그리고 다짜고짜 키스를 했다. 로미오의 심장이 줄리엣의 심장과 만났다. 사랑은 이토록 강렬하다. 사랑은 신보다도 강하다.

4.
줄리엣은 이름들을 저주했다. 그냥 이름일 뿐인데! 어떻게 공허한 울림뿐인 이름이 그토록 단단한 빗장이 되어 인생의 목표와 의미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말인가?

5.
그래, 바로 그때였다. 그녀의 심장에서 아이가 빠져나간 것은! 그것도 영원히, 그리고 한순간도 돌아보지 않고! 서로 말을 나누기도 전에 줄리엣은 훌쩍 커버린 것이다. 한 여인으로! 이제 줄리엣은, 사랑이 삶을 지탱해준다는 것을 아는 한 성숙한 여인이었다. 그랬다. 사랑 없는 삶은, 빗물에 모르타르가 씻겨 내려간 담처럼 폭삭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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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어스 시저

1.
기회주의자란 될 수 있는 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자신의 행동반경을 넓게 잡는 사람을 가리진다. 자신의 의심이 사실로 들어나면, 그들은 삿대질을 해가며 거품을 문다.

2.
사람이란 누구나 허영심을 가지고 있다. 최소한 공직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카시우스는 그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카시우스가 아는 것은 또 있었다. 어떤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그 사람의 허영심을 장악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 비결은 한가지 더 있다. 목표 대상을 찾아가 그 사람의 귀에 대고, '당신은 어쩌면 그렇게 허영을 모르는 강직한 성품을 가지시었소!'라며 부추겨주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는 허영심이라는 위험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다.

3.
이데올로기는 현실보다는 가능성을 보라고 꼬드긴다. 중요한 건 현실이 아니라 가능성이라고 침을 튀긴다. 누군가 저지를지도 모를 범죄가 이미 저질러진 범죄보다도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데올로기는 갖가지 이유를 잘도 끌어대 댄다. 이론의 환상에 빠진 이데올로기는 말한다. 이미 저질러진 일은 저질러진 일이라고. 끝이라고. 지나갔다고.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고. 그러나 일어날 일은 앞으로 일어날 일이다. 미래를 대비하자. 이렇듯 이데올로기는 자신이 미래를 걱정하는 양 꾸미기 위해 가정법을 애용한다.
 브루투스가 그냥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을까? '시저는 사라져야 한다! 내가 더 낫다! 나는 법 앞에서 평등한 도리를 지킬 것이다! 권력은 나의 것이다! 시저를 몰아내자!' 그러나 블루투스같이 고결한 인품이 어떻게 저리도 적나라하게 자신의 생각을 까발린단 말인가. 누가 저렇게 자신의 생각을 발가벗긴 채로 거리로 내몬단 말인가. 최소한 옷이라도 입혀야 할 것 아닌가! 그러니까 이데올로기라는 옷을 입은 블루투스의 음험한 속마음은 이거였다. "나는 시저를 사랑한다. 그러나 나는 그가 저지를지도 모르는 것을 증오한다."

4.
백성은 볼수록 신기한 무리다. 조용할 떄 백성은 그저 여기저기 서 있는 사람들일 뿐이다. 다시 말해서 백성은 시끄러워야 백성이 된다. 그러나 시끄럽다는 것은 아직 형태가 정해지지 않은 반죽과도 같다. 시끄러운 데는 두 가지 상황이 있다. 환호하거나 분노하거나! 그러나 백성은 환호나 분노 두 가지 중의 어느 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주어지는 것을 받아들일 따름이다.